<p></p><br /><br />[영화 '도둑들'] <br>"(여기 '씹던 껌' 모르지?) 내가 언니를 왜 몰라…" <br>"예니콜, 잠파노. 너희가 오늘 한 팀이다." <br>"예니콜 조심하고. 자. 레디, 액션!" <br> <br>영화 '도둑들'의 한 장면입니다.<br><br>예니콜, 잠파노, 그리고 씹던 껌. <br> <br>카지노를 털기 위해 뭉친 일당은 '이름'이 아닌 '예명'을 부릅니다. <br> <br>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. <br><br>그런데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졌습니다. <br><br>참치, 리치, 비비, 그리고 으뜸이 일명 '세종대왕'을 중심으로 뭉쳤습니다. <br> <br>'성매매'라는 은밀한 영업을 위해서 말입니다.<br><br>Q1. 성매매 조직이 '기업형'으로 운영됐다는 게 놀랍습니다. 콜센터까지 차려놨다고요? <br><br>맞습니다. <br> <br>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조직원 등만 16명입니다. <br> <br>이중 6명이 구속됐는데, 가장 큰 특징은 철저히 역할을 나눠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겁니다. <br><br>'세종대왕'이라는 예명을 쓴 30대 남성 총책을 중심으로 해서 일명 '마마'라고 불리운 성매매 알선 에이전시들이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소개했고, 조직원들은 이 여성들을 고용해서 성매매를 해왔습니다. <br><br>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습니다. <br> <br>경기도 용인과 이천, 군포, 의정부 지역 등에서 오피스텔 49개를 빌려서 성매매 영업을 해왔는데 24시간 콜센터까지 운영하면서 성매매 예약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 <br> <br>이를 통해 성매매 장소와 시간 등을 안내했는데, 성매매 알선 사이트엔 이용후기를 거짓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. <br><br>Q2. 성매매 여성들을 알선한 에이전시가 동남아에만 여러 곳이었다면서요. 어떻게 연결이 된 거죠? <br><br>지난해 8월부터 성매매에 동원된 동남아시아 여성만 8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. <br> <br>경찰은 총책인 '세종대왕'이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여행사를 운영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여행사를 하면서 알게 된 성매매 알선 에이전시들을 통해서 태국과 베트남 여성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 <br> <br>지난 3월, 경찰이 콜센터에 들이닥쳤을 때도 조직원들은 여성 1명의 면접을 보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[한광규 / 경기남부경찰청 생활질서계장] <br>"코로나19 시국 때문에 유흥업에 종사하는 외국 여성들이 일자리가 없습니다. 그러다 보니까 성매매로 쉽게 빠져들어올 수 있었고요. 성매매 알선한 조직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이 <br>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여성들을 주로 고용했습니다." <br> <br>이들은 또 성매매 여성들의 임신 가능성에 대비해서 사후피임약을 복용시키기도 했습니다. <br><br>Q3. 상업·주거시설인 오피스텔에서 대규모로 성매매를 해왔다는 얘기인데, 그동안 어떻게 안 걸릴 수 있었던 거죠? <br><br>이들의 범행, 주도면밀했습니다. <br> <br>총책을 '세종대왕'이라 불렀다고 말씀드렸는데, 다른 조직원들도 '으뜸' '참치' '비비' 등과 같은 예명을 사용하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습니다.<br> <br>텔레그램 같이 해외에 서버가 있는 SNS만 사용했고, 근무교대 시간에는 성매매와 관련한 모든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을 삭제하도록 했습니다. <br><br>특히나 경찰 단속에 대비해서 성매수자의 신상정보는 외장 하드디스크에 따로 보관했는데, "경찰이 출동하면 하드디스크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라" <br> <br>"물이 든 양동이에 넣어서 자료를 폐기하라"는 등의 구체적인 행동강령까지 만들어놨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. <br><br>Q4. 이들이 벌어들인 돈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? <br><br>조직 운영계좌에서 발견된 범죄수익만 5억 2천만 원이었습니다. <br> <br>경찰은 그동안 벌어들인 돈의 극히 일부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단속 당시, 콜센터에서 압수한 현금만 해도 3천만 원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. <br> <br>이 돈이 단 이틀동안 벌어들인 수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, 대포통장 등을 통해서 훨씬 더 많은 돈을 은닉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. <br> <br>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철저히 현금거래만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, 성매매 대금을 받으러 갈 때는 헬멧을 쓰고 음식배달 업체 조끼를 입어서, 신분을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. <br><br>Q5. 경찰이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까지 적용하기로 했다면서요?<br> <br>성매매 사건에서는 처음으로 성매매 알선 혐의 뿐 아니라, 범죄단체조직죄까지 적용하기로 한 겁니다. <br><br>'조직적인 범행'이었다고 판단한 건데, 가중처벌을 받을 경우엔 기존 성매매 알선 혐의에 비해 형량이 확연히 늘어나게 됩니다. <br><br>Q6. 성매수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? <br><br>경찰은 조직원들이 보관중이던 데이터베이스에서 성매수자 1만 3천명의 명단을 확보했습니다. <br> <br>성매수 남성들의 연락처와 간단한 특징 등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, 경찰은 성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입니다. <br> <br>성매매 사실이 확인될 경우 성매수자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. <br><br>사건을 보다, 최석호 기자였습니다.